초거대 AI 모델 개발 전쟁의 서막
2024년을 기점으로 OpenAI의 GPT-4o, 구글의 제미나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연이어 혁신적인 초거대 AI 모델을 발표하면서 기술 패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초거대 AI 모델 개발 전쟁’이라는 말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이제는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전쟁 속에서 한국은 과연 어디쯤에 위치해 있을까요?
✔ 핵심 요약
글로벌 초거대 AI 모델 개발 전쟁은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들과의 전면적인 규모 경쟁보다는, 한국어에 특화된 모델을 개발하고 특정 산업에 집중하는 '버티컬 AI'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기술 종속을 피하고 데이터 주권을 지키는 '소버린 AI(Sovereign AI)', 즉 'AI 주권'을 확보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글로벌 AI 패권 경쟁과 한국의 현주소
글로벌 동향: 미국과 중국의 압도적 양강 체제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자본과 방대한 데이터,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컴퓨팅 인프라가 필수적입니다. 현재 이 시장은 구글, OpenAI, 메타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기술력과 투자 규모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중국이 국가적 지원을 등에 업고 맹렬히 추격하는 양상입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출시된 초거대 AI 모델 수는 미국이 128개로 압도적인 1위를, 중국이 95개로 2위를 차지하며 양강 구도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위치: 3위, 그러나 넘어야 할 산
놀랍게도 한국은 14개의 모델을 발표하며 프랑스(10개)를 제치고 세계 3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끊임없는 연구개발 노력이 이뤄낸 값진 성과입니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 KT의 '믿음(Mi:dm)', SKT의 '에이닷(A.)' 등은 한국 AI 기술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중국과의 모델 수 격차가 매우 크고, 모델의 성능을 좌우하는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나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범용성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입니다.
한국의 생존 전략: '선택과 집중'으로 활로 모색
글로벌 빅테크와 동일한 방식으로 '규모의 경제' 경쟁을 펼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자원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1. 한국어 특화 및 데이터 주권 확보
국내 AI 모델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어 데이터와 이를 기반으로 한 한국 사회·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는 GPT-3보다 무려 6,500배 더 많은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언어를 번역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의 복잡한 역사적 맥락, 법률 및 제도, 사회적 통념 등 글로벌 모델이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뉘앙스까지 이해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바로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AI 주권'을 확보하는 첫걸음입니다.
2. 버티컬 AI (Vertical AI) 전략
모든 것을 잘하는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붓는 글로벌 기업들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법률, 의료, 금융, 제조, 교육 등 특정 산업 분야(도메인)에 최적화된 '버티컬 AI'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LG의 '엑사원'은 신약 및 신소재 개발과 같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B2B 영역에서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으며, KT의 '믿음' 역시 기업 고객(B2B)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AI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가장 큰 AI'가 아닌 '특정 분야에서 가장 잘하는 AI'를 만들겠다는 전략적 판단입니다.
3.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인 협력
정부 역시 AI 기술의 중요성을 깊이 인지하고 민간 기업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고성능 컴퓨팅 자원 접근성을 높이는 등 'K-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민관 협력 거버넌스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1: 소버린 AI(Sovereign AI), 즉 AI 주권이 왜 중요한가요? A: 만약 모든 AI 기술을 특정 국가나 소수의 글로벌 기업에 의존하게 된다면, 국가의 민감한 데이터가 해외로 유출되는 보안 문제는 물론, 해당 기업의 정책에 따라 서비스 비용이 급증하거나 중단될 위험에 노출됩니다. 또한, 그들의 문화와 가치관이 반영된 AI에 종속되어 문화적 왜곡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의 안보, 경제, 문화적 주권을 지키기 위해 독자적인 AI 기술과 생태계를 확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Q2: 글로벌 AI 모델과 비교했을 때, 한국 AI 모델의 진짜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A: 모델의 전체적인 규모나 범용성 면에서는 아직 격차가 존재하지만, 한국어 구사 능력과 한국 사회·문화에 대한 이해도는 글로벌 모델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월등히 높습니다. 또한, 법률, 의료, 금융 등 특정 전문 분야에 맞춰 불필요한 부분은 덜어내고 핵심 기능에 집중하여 경량화 및 최적화된 '버티컬 AI' 모델을 통해 틈새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결론: 거인을 따라 하기보다 우리만의 길을 가야 한다
초거대 AI 모델 개발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고, 그 끝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이 무한 경쟁 속에서 한국이 생존하고 더 나아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글로벌 빅테크의 기술을 따라가는 'Fast Follower'가 아니라,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가장 최적화된 모델을 만들고,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반도체, 제조, 바이오 등의 산업 분야에 AI를 깊숙이 접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First Mover'가 되어야 합니다. AI 주권을 향한 지금의 노력이 미래 대한민국의 기술 경쟁력을 결정할 것입니다.
출처: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SPRi)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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